핵심 투자가인 국민연금은 20일 투자심의위를 열어 11번가에 대한 투자를 최종 결정한다. 이번 결정은 11번가를 ‘한국의 아마존’으로 키우기 위한 행보다. SK플래닛 11번가는 현재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약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별도 법인분사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 다양한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이커머스 사업의 특성상 하루 안에 판매 및 마케팅에 대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이번 투자금을 AI 음성주문·결제 서비스 도입 등 미래형 이커머스 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별도 법인 분리를 계기로 SK그룹의 이커머스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SK그룹은 이커머스 시장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11번가·시럽·OK캐쉬백 등 관련 사업을 SK플래닛이 맡도록 했지만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11번가를 떼어낸 후 남은 사업부는 SK테크엑스와 합병해 장기적으로 SK텔레콤과 SK C&C 등 그룹 내 ICT 계열사들의 관계 설정에 따라 위치가 결정될 예정이다. SK테크엑스는 2016년 3월 SK플래닛에서 분리됐다.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IT 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 기반 신사업에 나서고 있으면서도 SK플래닛과 기본적으로 유사한 성격을 띤다. 두 회사는 현재 AI 챗봇, 카드사·은행 마일리지를 데이터로 전환해주는 ‘데이터소다’, 서비스 이용권 마케팅 프로모션 등 여러 영역에서 협업하고 있다. 한편 SK플래닛 측은 이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권용민·임세원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