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24개 생보사(외국계 포함)의 수입보험료는 26조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4,860억원(8.7%) 감소했다. 특히 소비자가 생명보험 상품에 새로 가입해 보험사에 처음 낸 1회차 보험료 수입(초회보험료)은 2조6,137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1조5,735억원(37.6%)이나 줄었다. 이처럼 초회보험료가 많이 줄어든 것은 생보사들이 오는 2021년 새 보험계약 회계처리 기준인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규제 강화를 앞두고 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 영업을 크게 줄인 탓이다.
IFRS17의 핵심은 보험 부채 평가방식을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은 보험 계약자에게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보험사의 부채)을 보험 상품 판매 시점에 정한 이자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미래에 줄 보험금을 현재 시점의 이자율(할인율)을 적용해 현재 가치로 다시 환산해야 한다. 문제는 현시점의 금리가 보험 상품 판매 당시 적용한 금리보다 낮을 경우 보험 부채가 늘어나 보험사도 그만큼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 과세당국이 지난해 4월부터 이자소득을 비과세하는 저축성보험 상품의 가입 한도를 대폭 축소하면서 가입자의 세금 혜택이 줄어든 것도 상품 판매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1·4분기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6,389억원(60.8%)이나 감소했다. 저축성보험 비중도 40.5%로 23.9%포인트 줄었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려고 했지만 초회보험료는 외려 줄었다.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1년 전보다 990억원(22%) 줄어든 3,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신보험 시장이 포화했고 치아보험이나 유병자보험 등 제3 보험 상품의 판매경쟁이 심화한 탓이다. 퇴직연금 등도 4,637억원으로 312억원(6.3%) 줄었다.
다만 주가 상승과 일시납 상품 판매 증가 등으로 변액보험(7,412억원)만 전년 동기 대비 1,957억원(35.9%)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