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부실징후中企 '위기의 7월' 맞나

이달 워크아웃제도 일몰되지만

'구조조정협약' 일러야 8월 시행

금리인상기 자금난 압박도 커져

2715A10 연도별 부실징후기업 현황



지난해 채권단 신용평가에서 C·D등급을 받은 부실징후 중소기업 174곳이 ‘위기의 7월’을 보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 부도를 막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제도가 이달 말 일몰돼 사라지는 반면 금융당국이 한시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협약’은 일러야 오는 8월에나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최근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구조조정 제도 공백을 빠르게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워크아웃 제도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이달 말 만료를 앞두고 채권금융기관들과 기업구조조정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협약을 맺은 금융기관들은 관리 대상 부실기업이 위기를 겪더라도 채권 행사를 일단 유예하면서 자구 방안을 찾게 된다. 법적 강제조항이 없는 일종의 ‘자율 워크아웃’ 협약인 셈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7월 중에는 공식 발효가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들로부터 협약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기촉법 만료 이후 7월1일부터 협약을 개시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8월은 돼야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한 달 동안은 구조조정 공백이 불가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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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융기관들의 협약 가입률도 문제다. 지난 2016년 기촉법 일몰 때는 전체 금융회사 중 90%가량이 협약에 들어와 실효성을 높일 수 있었다. 가입률이 낮으면 예컨대 시중은행이 부실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이 돈이 다른 금융회사의 빚을 갚는 데 쓰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상화 작업이 어렵다. 금융당국은 현재 유관 업계별 협회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관치(官治)에 대한 비판여론 때문에 적극적 드라이브는 걸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들은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워크아웃 제도가 없으면 법정관리로 직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만큼 회생 가능성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자금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워크아웃과 달리 법정관리는 자금지원도 어렵고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순간 청산 전 단계로 분류돼 수주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기업구조조정 협약을 이른 시일 내 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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