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펀드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단발성 유행을 타고 잠시 인기를 끌었다 오래가지 못하고 자투리펀드로 전략하거나 사실상 자취를 감춘다. 최근 시류에 맞춰 출시되고 있는 통일펀드도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 의지가 반영된 펀드들이 대부분 반짝 판매에 그쳤다. 지난 2007년 ‘물 부족 사태가 온다’며 인기를 끌었던 물펀드는 단 한 종류만 남아 있다. 이마저도 당시에는 순자산이 3,000억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7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보다 앞서 1996년 김영삼 정부의 ‘강원사랑’ ‘경기사랑’ 등 지방 공사채펀드 상품도 오래가지 못해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인 정책펀드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다. 2012년에는 2,800억원까지 규모가 커졌으나 정권 교체와 동시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현재는 100억원 미만의 자투리펀드로 전락했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통일펀드도 얼마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통일펀드 역시 한때 인기를 누리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펀드다. 2014년 전 정부의 ‘통일대박론’을 계기로 앞다퉈 출시됐지만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갔다. 지난해 11월 ‘교보악사 우리겨레통일’이 청산했고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역시 올 3·4분기 청산을 앞두고 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 등의 분위기를 타고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는 전략을 바꿔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고 시류에 보수적인 것으로 정평이 난 삼성자산운용도 기존 ‘삼성 마이베스트펀드’를 통일펀드 형태로 성격을 바꾼 ‘통일코리아펀드’를 출시했다. BNK자산운용도 남북 경제협력 등 테마를 담은 ‘브레이브뉴코리아(BraveNewKorea)증권투자신탁1호(주식)’를 내놨다. NH아문디자산운용·하나UBS자산운용 등도 유사한 상품을 내놓고 운용하고 있다. 최근 남북한의 본격적인 화해 분위기와 맞물려 재조명되기는 했지만 사실은 사라질 위기를 겨우 모면한 셈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일펀드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전반적으로 단발성 유행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상품도 보인다”며 “포트폴리오를 잘 확인해보고 투자에 신중하게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권용민·김보리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