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 그라운드 제로’ 자유포럼 연속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수정당의 향방을 논하는 토론회가 연일 개최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해체하고 ‘보수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주최한 ‘보수 그라운드 제로’ 4차 토론회와 한국정치조사협회에서 주최한 ‘6·13 지방선거 여론조사 평가와 정계개편 전망 토론회(이하 전망토론회)’가 열렸다. 이들 토론회 결론은 하나로 수렴했다. 지금의 한국당·바른미래당 체제로는 보수를 재건할 수 없으니 당을 해체한 후에 보수 대결집을 이루는 ‘보수정당 헤쳐모여’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두 토론회 모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전망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보수정치의 몰락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단 한 번의 선거에서의 패배가 아니라 구조적인 측면에서 지역적, 이념적, 정책적 틀이 다 무너진 것”이라 해석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도 “비대위원장이 한국당을 해산시킨다면 모를까 한국당은 수명이 끝났다”고 일갈했다. ‘보수 그라운드 제로’에서도 같은 진단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한국당을 포함한 일부 보수에서 ‘20% 보수층 결집’을 노리고 전략적 극단주의를 택한 것이 패인”이라며 “중도보수가 진보의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보수 위기를 돌파할 해법은 ‘선(先) 해체 후(後) 결집’이라는게 토론회의 중론이다. 이들은 당을 뒤엎는 수준의 혁신이 아니면 보수 정당의 소생은 불가능하다며 ‘헤쳐모여’를 통해 보수 대결집을 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아예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을 해체하고 뿔뿔이 흩어진 다음 가치가 맞는 사람끼리 새 정당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범보수정당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을 가진 비대위원장이 필요한데, 비대위원장은 외부 인사가 될 수도 있다”며 “비대위원장에 공천권 등 전권을 주고 맡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전 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그는 “양당(한국당·바른미래당)은 해산을 한 뒤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끼리 모인 다음에 신진 인사를 영입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런 식으로 야권이 재편되면 총선을 해볼 만 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