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는 모든 보험사들이 안고 있는 골칫거리로 꼽힌다. 단순히 보험사들이 손해를 봐서가 아니다. 보험사기로 손실이 나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고 그만큼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떠안는 악순환의 구조 때문이다. 높아진 보험료 때문에 정작 보장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고객들이 보험 가입을 미루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기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8만3,535명으로 전년 8만3,012명보다 500명 가량 증가했다. 적발 금액도 같은 기간 7,185억원에서 7,302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 내부에서도 보험 사기 예방 및 조사가 핵심 업무로 주목받고 있다. 선제적 예방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보험사의 지속경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서울경제 참보험인대상에서 보험사기 예방 및 조사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박성철 신한생명 보험금심사팀 전임은 지난 2009년 신한생명 보험사기조사전담팀(SIU)에 입사해 보험범죄를 적발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박 전임은 신한생명에서 SIU 직무를 수행하면서 투철한 사명감과 정의감을 바탕으로 부당한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하는 보험범죄로부터 선의의 계약자를 보호하고 보험금 누수를 방지해 조사자의 자긍심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험업계에서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는 영·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자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보험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전국 영업점을 대상으로 왕성한 보험사기 예방교육을 펼치기도 했다.
박 전임은 신한생명 SIU에 근무하면서 현재까지 총 3건, 누적 피해금액 3억3,000만원의 적발 실적을 올렸다. 이중 지난 2015년 경기 남양주시에서 적발해 낸 연인 보험사기단 적발은 신한생명 보험사기 적발 시스템의 두드러진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박 전임은 연인관계인 A씨와 B씨가 2012년 9월부터 추간판탈출증 등으로 남양주 일대 병원에서 동반 입원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이를 금감원에 인지 보고 했다.
이들 일당은 1인 평균 연간 보장성보험료의 4.7배에 달하는 과도한 보험료를 납입하면서 하루 최대 21만5,000원의 고액 입원급부를 받아냈다. 또 총 5개 보험회사에서 8건의 보험에 집중 가입해 고액 보험료를 받아냈다. 이중 3개 보험사에서는 보험 가입 때 고지의무도 위반했다.
이들은 2012년 이후 총 69회에 걸쳐 입·퇴원을 반복했고 누적 입원일 수가 1,419일에 달했다. 또 연인 관계인 이들이 한 병원에 동반 입원한 경우도 26회에 달했다.
박 전임은 자체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이들의 혐의점을 분석한 뒤 이를 금감원에 보고하는 한편 혐의자들의 보험계약 및 지급내역을 취합하고 통신 및 카드사용 내역 분석에도 힘을 보탰다.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검찰에 송치되면서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이번 수상을 통해 선량한 계약자를 보호하는 조사 업무가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