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철도 체계 개선을 위해 러시아 전문가들이 현재 북한에 들어가 협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난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부연구원은 2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시진핑의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 세션에 패널로 참석, “북한이 철도 체계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먼저 중국의 한 지방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었으나 그 지방 정부에서 (북한에) 안 될 것 같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그래서 현재는 북한 북부 지역에 7~8명 정도의 러시아 팀이 들어가 철도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 부연구원은 “북한은 개념이나 체계 측면에서는 중국의 개혁·개방에서 도입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싶어 하지는 않고, 중국 모델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다른 국가에서 더 학습하고자 하는 것 같다”며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의 철도 협력을 예로 들었다. 또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서도 배울게 많다는 입장”이라며 “아울러 일본의 경공업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 들어 세 차례나 만났지만 양국의 일반 여론은 여전히 상대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보다는 의심하거나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리 부연구원은 “많은 중국인들이 여전히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또 북한 주민들은 제재 때문에 중국을 불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해 북한을 직접 방문했던 경험을 상기하면서 “평안북도 지역의 여러 마을을 방문했는데 엘리트에서 평범한 사람들까지 모두 중국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패널인 왕동 중국 베이징대 중미 인문교류연구소 소장은 최근 북중 밀월이 심화 되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북한은 한 번도 중국의 궤도에 전적으로 들어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동지이긴 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가능했다면 북한 핵무기를 중국이 제어했을 것”이라며 “북한은 늘 운신의 폭을 어느 정도 갖고 있었고 핵무기 개발도 자유롭게 해서 그것 때문에 중국이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중 관계 개선의 뱅경으로는 양국의 상호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 바오후이 홍콩 링난대 아태연구소장은 “북한의 비핵화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와 맞아떨어진다”며 “중국은 북한의 무기, 특히 핵실험 자체가 만주 전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북한 핵무기로 인한 워싱턴과의 갈등도 중국에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완전히 중국을 믿는 것 같지 않음에도 그런(신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며 “궁극적 목표인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또 다른 협상 칩으로 활용하려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제주=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