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민영화에 뿔난 佛 에너지 노조, 대통령 관저 가스 끊어

지난 21일 엘리제궁 가스공급 세 시간 중단

노조 "정부 고위층, 불안한 상태 경험해봐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



공기업 민영화 추진을 두고 프랑스 정부와 대치 중인 에너지노조가 대통령 관저의 가스를 끊는 사태가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제2 노조인 노동총동맹(CGT)에 따르면 CGT의 수도권 일드프랑스 광산·에너지 지부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세시간 동안 파리 엘리제 궁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파리 중심가에 있는 엘리제 궁은 프랑스 대통령의 집무실 겸 관저로 18세기에 지어진 저택이다.


CGT 일드프랑스 에너지 지부는 성명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EDF(프랑스 국영 에너지기업)와 전기·가스 산업의 죽음을 선언한 뒤 우리 노동자들은 엘리제 궁의 가스공급을 끊기로 했다”며 “건물 안의 에나크들은 다른 프랑스 가정들처럼 에너지가 끊긴 상태로 불안한 상태에 한번 놓여봐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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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나크’는 프랑스 명문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인 국립행정학교(ENA·에나) 출신을 일컫는 말로, 정부 고위직들을 지칭한 것이다.

노조가 이처럼 대통령 관저의 가스를 끊어버린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마크롱 정부는 공기업의 국가 지분을 대거 매각해 미래를 위한 혁신펀드 조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에너지기업 엔지(Engie), 파리의 양대 국제공항인 샤를 드골과 오를리의 운영사 ADP그룹, 복권기업 FDJ의 정부 지분 매각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법안을 최근 국무회의에 상정했다.

가스공급이 세 시간 동안 중단되기는 했지만, 엘리제 궁에서 별다른 소동이나 불편함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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