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노동계가 일자리 위해 나서라

박동혁 쉽빌딩메이트도해 대표




국민의 정신이 그 나라의 한계를 규정하듯 노동계의 정신이 우리나라 일자리문화의 한계를 규정하게 된다. 작금의 실상은 어떤가. 색깔논쟁과 해마다 되풀이되는 춘투, 대기업 직영노조원과 이들로부터 차별되는 협력사 종업원, 그리고 비정규직, 일용직과의 차별, 노동 계급화, 노동귀족의 정치화가 만연해왔다. 게다가 경영진과 임원의 비리에 대한 예방 방지 대응조차 일부 노조지도부는 검은 거래의 한 수단으로 삼아왔다.

이제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가치와 정신이 노동계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본적인 수준에서 노동 계급의 수평화에 따른 연대의식 고취와 함께 자신의 삶을 재조정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내 식솔들만 잘 먹고 잘사는 조직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수준에서 노동자 혹은 이 땅의 평범한 서민으로의 양식을 가지고 주류들이 저질러온 실패들과 과감하게 결별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계 리더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노동계 스스로 자신을 향한 감시와 비판과 견제의 규칙을 세워 보다 강직한 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구현하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노조지도부와 정규직 노조원들이 하방 연대의식으로 깨어나 나눔을 실천할 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겪는 이가 누구인지, 그 폐해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노동계가 ‘산입범위’ 조정의 이권에 골몰하는 부끄러운 모습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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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자본과 권력의 검은 유혹을 떨쳐내고 일신의 사리사욕과 탐심을 접고 진정으로 노동자와 사회를 위한 삶의 태도를 밑에서부터 전격적으로 바꿔나가는 초심의 ‘결단과 용기’를 바란다. 그 결과 하방 연대의식이 21세기 계몽정신으로 새로워지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군산 한국GM에서 공동체 파괴의 단면을 봤다. 최대의 피해는 단연 비정규직의 고용 단절이었다. 결국 정규직의 극단적 이기주의와 노조에 대한 노조의 투쟁이 그 이면에 숨어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불평등과 모순의 문제는 정부와 기업의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현 정부가 표방하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고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며 ‘결과가 정의롭기’ 위해서는 노동계의 거시적이며 통합적인 변화의 노력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다만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들춰내고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와 기업의 몫인 것이다. 또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개개인의 탓으로 매도하면서 사회적 불평등 요인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풍토야말로 상징적인 자본주의의 폭력이며 사회 빈곤층 실존의 문제라는 것을 정부와 기업 리더, 노동계가 깊이 통찰하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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