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환율카드' 무역전쟁 무기화 분석 속 '금융시장 패닉' 경고도

[위안화 11거래일 연속 하락]

"부채문제 등 中경제 불안감이

위안화 가치 끌어내려" 지적

금융시장 대혼란 재현 우려속

'中 정부가 약세 유도' 관측도




중국 위안화 가치가 11거래일 연속 이어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의 무역압박에 맞대응하는 과정에서 치를 수밖에 없는 홍역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부채 문제 등 고질적인 중국병과 겹칠 경우 자칫 2015년 중국 경제를 흔들었던 금융시장 대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무역 전면전에 대비하는 중국 당국이 환율을 무역전쟁 대응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28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6.59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0.6% 절하된 값으로,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사이 위안화 가치 낙폭은 3.1%에 달했다.

이처럼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데 대해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미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에 따른 불안 고조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고질병에 대한 불안감과 무역전쟁의 불똥이 외환시장으로 튀면서 중국 증시와 함께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폭탄 재부과 방침 등이 알려진 이달 중순 이후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7일에는 2,800선을 밑돌며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4월 달러당 6.2위안 수준까지 하락했던(가치 상승) 위안화 환율은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28일에는 6.6155위안까지 치솟았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이 최근 중국 금융시장의 패닉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홈페이지에 실렸던 문건에는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할 경우 중국 증시는 물론 위안화 가치가 급락해 중국 금융시장과 경제가 큰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외신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NIFD는 일부 연구원의 내부 논의 사항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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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당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두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위안화 절하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적잖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위안화 약세 현상을 중국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의 하나로 간주하면서 중국 당국이 환율을 무역 전쟁 대응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 CNBC 역시 최근 위안화 동향을 근거로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트럼트 행정부가 중국의 환율 시장 개입 움직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이 노골적으로 이를 꺼내 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 상하이 시장 딜러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7일 위안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자 달러화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무역전쟁 여파와 중국 시장의 불안 등을 감안하면 달러당 6.8위안 선까지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일각에선 위안화 가치가 2% 이상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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