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 ‘스트리트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다. 설탕을 묻힌 ‘전통 도너츠’나 ‘붕어빵’처럼 주로 골목이나 재래시장 등에서 팔리던 길거리 음식들이 현대적인 감성을 덧입은 새로운 모습으로 로드샵은 물론이고 대형 백화점 등으로도 진출하며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추억의 맛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새로움에 목마른 2030 세대까지 다양한 소비층이 바로 길거리 음식의 강점이다.
최근 스트리트 디저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근대골목도나스’는 ‘대구근대골목단팥빵’으로 알려진 대구 기반의 K푸드 기업 홍두당이 선보이는 퓨전 베이커리 도너츠 브랜드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이자 길거리 음식으로 사랑받아 온 한국식 ‘도나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대표 메뉴는 겉면의 바삭한 시리얼과 속 재료인 우유 크림의 조화가 돋보이는 ‘콘프로스트밀크나스’와 유명 일본만화에서 영감을 받아 고구마, 호박, 크림치즈 등 7가지 토핑으로 속을 채운 ‘드래곤볼’, 재래 시장식 옛날 도넛에 파운드케이크 식감을 살린 ‘와도나스’ 등이다. 근대골목도나스는 현재 부산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과 서울 용산역점에 입점했으며, 연내 전국 40개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명랑핫도그는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핫도그로 전문점 시장을 개척한 스트리트 디저트의 대표주자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한 발효 숙성 반죽을 사용해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쌀가루를 입혀 튀긴 ‘명랑핫도그’를 기본으로 모짜렐라 치즈와 오징어 먹물을 입힌 ‘먹물치즈핫도그’, 튀김옷 겉면에 담백한 감자가 붙어있는 ‘감자핫도그’ 등이 대표 메뉴다. 길거리 핫도그는 보통 설탕에 케첩을 뿌려 먹는 것이 전부이지만, 명랑핫도그는 시즈닝 4종·소스 6종으로 자신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조합의 핫도그를 즐길 수 있다.
해외의 길거리 음식이 우리나라로 들어와 다시 역수출된 사례도 있다. ‘스트릿 츄러스’는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시작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카페다. 스트릿 츄러스는 스페인의 국민 간식 정통 츄러스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재해석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국내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로 역수출되는 성과도 이뤄냈다. 몸에 좋지 않은 색소나 방부제, 팽창제나 고형제가 첨가되지 않은 곡물 반죽의 건강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동시에 주문 즉시 튀겨내는 방식을 고수한다.
‘프랑스에다녀온붕어빵(프붕)’은 한국에 살던 붕어빵이 프랑스에 놀러 다녀와서 크루아상으로 멋을 부리고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다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시작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브랜드다. 크루아상 파이 반죽에 각설탕을 솔솔 뿌려낸 프붕의 붕어빵은 고소한 버터향과 바삭한 파이결이 살아 있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정성휘 홍두당 대표는 “스트리트 디저트는 이미 재래시장이나 골목에서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는 일종의 스테디셀러지만, 워낙 익숙한 탓에 그것만으로는 브랜드로서 성공을 거두기 힘들 수 있다”면서 “스트리트 디저트의 성공 여부는 요즘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