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사모>공모...수익률 격차 벌어지는 벤처펀드

10%룰 등 제약 많은 공모펀드

출시 이후 수익낸 상품 1개 뿐

선물매도 등 발빠른 대응으로

사모펀드 최고 37% 수익 올려




코스닥벤처펀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지수 하락기에 크게 벌어지고 있다. 많게는 40% 이상 차이가 나며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제약 조건이 많아 지수 하락장에 방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예탁원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된 4월 5일 이후 지난 달 말까지 수익을 올린 공모 펀드 상품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종류A’가 3.79% 수익률을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손실이 10% 이상 난 상품도 있다.



사모펀드 수익률은 공모펀드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우수하다. ‘엑스포넨셜 VENTURE PLUS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제1호종류 C-S’가 누적 37.77%로 가장 큰 수익을 올렸고, ‘플랫폼파트너스 스마트벤처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 22.40%, ‘휴먼코스닥벤처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 18.76%, ‘라임 코스닥 벤처 플러스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S-1호’ 12.12% 등 순이다. 이를 제외해도 80여개 사모펀드가 수익을 내고 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6.8%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사모펀드는 지수 하락기에도 민첩하게 대응하며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락장에 베팅하는 선물매도·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해 지수 하락기에도 최대 2배의 수익을 내는 전략을 썼다.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특정 종목에 자산 비중을 높게 두는 베팅으로 고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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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의 경우 이런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운용사들의 설명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특정 종목을 포트폴리오 내 10% 이상 편입할 수 없게 한 ‘10% 룰’이 발목을 잡는다. 코스닥벤처펀드에도 이 규제가 적용돼 공모 벤처펀드는 자산의 10% 넘는 금액을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베팅할 수 없다. 사모펀드는 이런 제한이 없어 자산 100%를 모두 수요예측에 적어낼 수 있다. 코스닥 공모주 경쟁률이 높아진 상황이라 개별 공모펀드가 실제 가져가는 공모주 물량은 극히 제한된다.

선물매도나 인버스 ETF 등 하락장 베팅도 마찬가지다. 사모펀드는 운영과 관련된 포트폴리오 공개 의무가 없다. 반면 공모펀드는 주식 파생형 상품을 통해 선물매도 등의 전략을 취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을 반감시킨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운용사 관계자들은 “정책당국이 봤을 때 좋게 투자해서 코스닥을 부양하자는 의미로 코스닥벤처펀드 관련 정책을 만들었는데, 선물매도나 인버스 ETF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운용사를 어떻게 보겠냐”며 “대형자산운용사들이 코스닥벤처 펀드를 출시하기 꺼려하는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공모펀드 중 유일하게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에셋원자산운용이나 마이너스 수익률이 가장 낮은 하나UBS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를 제외한 모든 대형 운용사들은 파생형 공모펀드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운용 전략은 펀드가 애초에 생긴 목적과 다르다”며 “최선을 다하면서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전략을 취하는 게 옳을 것 같다”고 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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