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두근두근' 소리 듣고...스마트폰으로 심장질환 진단한다

강시혁·신인식 교수팀, AI 알고리즘·앱 개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등 심장 소리

폰으로 잘 녹음하면 90% 가량 판별

분당서울대병원과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모바일 앱’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심장 소리를 녹음하기 좋은 가슴 위치 5곳(가운데)을 알려주고 녹음이 잘 되고 있는 지 음파(오른쪽)도 보여준다.  /그림제공=분당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과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모바일 앱’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심장 소리를 녹음하기 좋은 가슴 위치 5곳(가운데)을 알려주고 녹음이 잘 되고 있는 지 음파(오른쪽)도 보여준다. /그림제공=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폰으로 심장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1차 판정해주는 ‘인공지능(AI) 앱’이 등장할 전망이다.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강시혁·서정원 순환기내과 교수, 신인식 카이스트 교수팀은 스마트폰으로 심장 소리를 녹음하면 의료진의 도움 없이 대동맥판막협착증 같은 심장질환이 있는 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연구용 모바일 앱(CPstethoscope)을 개발, 정확도와 문제점을 확인했다.

신 교수팀이 개발한 AI 앱은 사람의 뇌 시신경을 본뜬 ‘합성곱(Convolutional) 신경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딥러닝을 통해 정상 심장 소리와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등의 심장 소리를 구분한다. 연구팀은 심장질환자 46명(중간 연령 65.5세)의 심장 소리를 이미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기인 전자 청진기와 삼성전자·LG전자의 스마트폰 3종에 내장된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10초 간 녹음해 정확도를 비교했다.


AI 앱은 심장 소리 이외의 잡음을 최대한 제거한 뒤 46명 중 30명(65%)에게서 비교적 양호한 음질의 소리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30명에 대해서는 87~90%의 정확도로 심장질환 여부를 판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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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앱은 정상적인 심장 소리와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등의 심장 소리는 구분했다. 하지만 심방세동, 심실의 확장기(이완기) 심잡음 등은 판별하지 못했다. 배경 소음이 심하거나 녹음을 통해 얻은 심장 소리의 주파수 진폭이 작은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강시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입원하기 전에 의사의 도움 없이 심장질환이 있는 지 여부를 선별검사할 수 있는 AI 앱의 가능성과 보완할 사항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석 가능한 심장 소리를 선별하고 심방세동, 확장기 심잡음도 판별할 수 있도록 AI 앱 기능을 보완 중”이라며 “전자 청진기에 우리의 진단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초보 의사·간호사가 환자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진료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모바일·유비쿼터스 헬스 분야의 국제학술지(JMIR mHealth and uHealth)에 발표됐다.

한편 대동맥판막은 좌심실에서 온몸에 공급할 혈액을 대동맥으로 뿜어낸 뒤 역류하지 않게 차단 밸브 역할을 한다. 노화 등으로 인해 제대로 닫히지 않게 되면 일부 혈액이 역류하고 심장이 무리해가며 더욱 강하게 수축한다. 이런 현상이 장기간 반복되면 심장 근육은 두꺼워지고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호흡곤란, 현기증,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방세동은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뛰면서 분당 400~600회의 매우 빠른 파형을 형성하는 부정맥 질환의 일종이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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