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OPEC 압박나선 트럼프...11월 중간선거 노리나

사우디에 日 200만배럴 증산 요구

"살만 국왕도 동의해" 트윗 하자

이란 "사우디, OPEC 탈퇴 의미"

공화당 승리 위해 승부수 띄운듯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지난해 5월20일 리야드에서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지난해 5월20일 리야드에서 회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0215A12 WTI 가격 추이


무역전쟁 촉발로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 증산을 요구했고 사우디가 이를 받아들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하루 100만배럴 증산하기로 한 OPEC 합의를 깨는 측면이 있지만 그 이면에 원유 가격을 낮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를 이끌려는 정치적 행위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석유 증산을 요청했고 살만 국왕도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방금 살만 국왕에게 이야기했다”며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혼란이 발생한 탓에 사우디에 200만배럴에 가까운 증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원유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며 “유가가 높다. 살만 국왕도 이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전해지자 OPEC 회원국이자 미국의 앙숙인 이란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국왕이 합의했다는 내용이 지난달 22일 OPEC과 러시아 간 하루 100만배럴 증산 계획을 깨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호세인 카셈푸르 아르데빌리 OPEC 이란 대표는 “사우디가 트럼프 요청에 동의했다면 그것은 OPEC 탈퇴를 뜻하는 것”이라며 “회원국이 OPEC에서 탈퇴하지 않고서는 하루 200만배럴 증산을 감행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확인하면서도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감산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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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증산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대이란 경제제재 복원으로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이 각국에 11월4일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와 송유관이 폭발한 리비아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져 증산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증산 압박에 나선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분석한다. 유가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자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앤트완 해프 미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AP통신에 “트럼프 지지층은 미국 휘발유 가격 인상에 민감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증산 요구는 중간선거에 대비하는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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