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대리점 계약 불공정 관행 없애려면

신영호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그간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갑질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7월 가맹 분야를 시작으로 유통과 하도급 분야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갑질 근절 대책’을 차근차근 마련해왔다. 그리고 지난 5월 ‘대리점거래 불공정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4대 갑을관계에 대한 종합대책’이 모두 마련됐다.

대리점 분야 대책에는 우선 대리점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대리점법에 대리점단체의 구성권을 명문화하고 불공정한 계약 체결을 유발하는 본사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을 법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표준대리점계약서에 업종에 따라 최소 3년 이상의 안정적인 계약기간을 보장하도록 하고 각 업종별로 본사와 대리점 간에 자주 발생하는 비용 문제에 대한 분담 비율을 사전에 설정하도록 했다. 이외에 대리점 분야에서도 공정거래협약·평가제도를 도입해 본사의 자발적인 거래관행 개선 노력을 널리 알리기로 했다.


둘째로 법 위반 혐의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위해 익명제보센터를 신설했다. 또한 업종별로 상세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해 불공정거래행위 발생 여부를 살피고 대리점 분쟁조정협의회의 분쟁조정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를 철저히 파악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마지막으로 대리점주의 실질적인 구제수단을 확충하기 위해 피해를 입은 대리점이 공정위의 심결이 있기 전에도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가 도입된다. 또한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권을 강화해 피해 대리점이 손배소송에서 보다 자료를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적용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 사회의 ‘갑질’은 많은 국민들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다. 사실 ‘갑질’로 대표되는 불공정한 거래관행의 근절은 정부의 개입보다는 기업 스스로 상생과 자정 노력을 통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대리점 대책이 그간 대리점 거래의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전환하고 상생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