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후폭풍을 겪은 시중은행들이 올 하반기 채용문을 확 넓히기로 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에서만 2,100명을 뽑을 예정으로 연간으로는 5대 은행 기준 지난해보다 40%나 늘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에 KB국민은행은 600명, 신한은행은 450명, 우리은행은 550명, KEB하나은행은 최대 5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채용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상반기 채용비리 문제로 인해 채용 과정이 ‘스톱’됐던 영향도 작용했다. 특히 NH농협은행까지 합하면 5개 은행에서 올해 2,950명의 일자리를 만든다. 5개 은행은 지난해 2,145명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용비리 조사가 일단락되면서 본격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정부 최대 과제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 은행들도 부응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250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올해는 두 배로 늘릴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보다 20% 늘린 600명을 채용하고 신한은행은 지난해 450명보다 67% 늘린 750명, 우리은행은 지난해보다 26% 늘린 7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앞서 은행권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금융협회장의 간담회에서 올해 2,900여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다만 비대면 거래 확대로 점포가 점차 축소되는 트렌드에 희망퇴직까지 활성화하면서도 신규 인력을 뽑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종합적인 인력 계획을 수립하기보다 정부 코드에 맞추다 보면 향후 조직운영에 탈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채용을 전년보다 늘리지 않으면 안 될 분위기인데 실적이 좋다고 계획과 달리 조직을 크게 확대하는 게 맞는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