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강남 턱밑 쫓아온 강북...이참에 갈아타?

"격차 줄어 강남 입성 비용↓

학군·입지 등 고려하면

낡은 아파트라도 결국 강남"

"강북 새 집에 살던 실수요자

구축에 이사가기 쉽지않아

양도세 등 세금부담도 고려를"

“마포구 전용 84㎡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최근 마포 집값은 많이 올랐는데 강남 잠실에서는 급매물이 나오네요. 집값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데 ‘갈아타기’해도 되나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보유 아파트를 서울 강북권에서 강남권으로 옮기려는 이른바 ‘갈아타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올 4월 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이어지는 반면 강북권은 강세가 계속돼 강남·북 아파트 가격차에 따른 ‘강남 입성’ 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값이 떨어진 강남 아파트는 준공 10년 이상 된 구축이 중심인 반면 ‘비싼’ 강북 아파트는 신축단지라는 점, 양도세 부담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선뜻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북권의 집값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6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0.22%)보다 오름폭이 줄어든 0.21% 상승한 가운데 강북은 전월(0.32%)보다 더 많이 올라 0.3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0.17%(5월)→-0.25%의 변동률을 보여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런 강남·북의 어긋난 추세에 매도 호가 간격 역시 크게 줄었다. 실제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호가는 13억~14억원 선에 이른다. 종로구 교남동의 ‘경희궁자이’ 전용 84㎡도 현재 13억 5,000만~13억6,000만원에 달한다.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 역시 13억~14억원을 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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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올 초 실거래가격이 16억원을 넘어가던 ‘엘스’ 전용 84㎡는 이달 들어 14억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트리지움 전용 84㎡ 실거래가도 올 2월 16억원에서 6월 14억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평형은 아니지만 대치동 학군인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 전용 59㎡의 최근 호가도 12억8,000만~13억원 선이고, 서초구 서초동의 ‘서초교대e편한세상’ 전용 59㎡도 13억8,000만~14억원을 호가한다. 재건축의 경우 강남구 개포 6단지 전용 60㎡와 신천동 ‘장미’ 전용 82㎡가 각각 12억7,000만~13억5,000만원, 13억~13억8,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온다. 강남·북 일부 단지 시세 차이가 1억원 안팎에 그친다.

이에 강남·북 ‘갭’이 줄면서 학군 등을 고려해 강남 입성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강북에서 잠실권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학군과 개발 호재 등으로 강남이 ‘썩어도 준치’라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갈아타려는 사람들은 신축의 매력은 곧 끝나지만 강남이라는 입지적 장점은 오래 유지된다고 본다”고 했다.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일반적으로 강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만 최근 강북도 가격이 많이 올라 실제 살펴보면 격차가 크지 않은 곳들이 꽤 있다”면서 “강남권을 주목해서 보고 있던 강북권 보유자라면 옮기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

다만 단순하게 산술적으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도 있다. 강세를 보이는 강북 단지는 신축 로열층 물건인 반면 이를 매도해 살 수 있는 강남 아파트는 구축인 데다 층이나 향 등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물로 나와 있는 강남 구축 아파트들은 전세를 안고 매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상태 차이가 큰 상황에서 강남에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신축에서 10년 된 아파트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양도세 부담도 ‘갈아타기’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강북권에서 3년 미만(장기보유공제 제외) 동안 아파트를 한 채만 보유했던 소유자가 5억 원의 양도차익을 남겼다고 가정하면 약 4,000만원의 세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잠실동의 김효미(서경 부동산펠로) 토마토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를 감당할 수 있느냐 여부도 강남으로 옮기는 데에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도심 주택은 수요도 늘고 가격도 계속 오르는데 굳이 지금 옮길 필요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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