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단독]엉터리 도서비 소득공제 혼란만 키워

책 사기 전에 신청 안하면 혜택 없어

잡지 함께 사면 결제 두번해야

삼성·네이버페이는 공제 안돼

정부가 1일부터 책 구입 시 1인당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주기로 했지만 현장에서 준비가 끝나지 않아 결제 전에 공제를 신청하지 않으면 연말정산 때 혜택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잡지처럼 공제를 못 받는 책이 섞여 있으면 계산을 두 번해야 하고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로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온라인서점 1위인 YES24는 도서 구입자들에게 문화비(도서) 소득공제를 선택하도록 안내하면서 “문화비 소득공제는 결제 완료된 후에는 신청이 불가능하다”며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결제 시 꼭 신청해달라”고 소개하고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주요 서점들은 “주문 후 공제신청은 전송 시스템상 불가하다”며 “출고 이전이면 주문 전체 취소 후 재주문하면서 신청하라”고 알리고 있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신세계의 쓱페이, 엘페이 등으로 계산하면 지금은 공제가 안 된다. 보편화돼 있는 휴대폰 결제는 아예 소득공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제 뒤 공제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혜택을 날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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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개인별로 최근 1년 간 도서소득공제 신청내역과 금액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비 등은 해당 업체를 방문하면 사용내역을 모아서 뗄 수 있는데 그것조차 안 되는 셈이다. 서점들은 “사용카드 명의자가 다를 수 있고 결제수단을 복합해서 쓰기 때문에 고객 명의로 신고된 공제액 산출이나 합산 안내가 어렵다”며 “카드사 및 국세청 등을 방문해 확인하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주간지와 월간지 같은 잡지와 다른 책을 함께 사면 결제를 두 번 해야 하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도서 소득공제를 만들면서 잡지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과세당국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책을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좋은데 현재로서는 공제대상과 비대상을 구분할 수 없어 결제를 두 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서 소득공제는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 가운데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이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하면 기존 공제한도 300만원에 추가로 100만원을 얹어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독단적으로 7월1일 시행을 밀어붙여 시한이 촉박했다”며 “국민 불편이 없게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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