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 중 심리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주가가 떨어지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을 가로막는다. 만약 투자자가 보유한 자금 전부를 한 주식에 걸었다면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다.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체계적 리스크가 발생했다면 전문투자자는 결과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기 마련이니 미국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면서 환헤지를 걸지 않는 식이다. 그러나 비체계적 리스크의 발생과 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힘들기는 전문투자자나 일반투자자나 크게 다를 바 없으며 그 대비책은 자산을 분산해 보유하는 방법뿐이다. 최근의 미중 간 힘 겨루기나 북한 정권의 돌발적 행보는 비체계적 리스크에 가깝다.
요즘 들어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철저한 자산배분이 강조되고 있다. 미래 예측이 워낙 어려우니 감정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기계적으로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낫다는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실 소액투자자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정립한 해리 마코위츠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응용해볼 수는 있다. 서로 연관성이 적은 세 가지 이상의 펀드에 자산을 적절한 비중으로 나눠 매수하고 각각의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해놓는다. 세월이 흘러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펀드가 생기면 수익이 난 만큼을 매도해 현금화한다. 손실이 발생해 비중이 줄어든 펀드가 있다면 추가로 매수해 처음 정한 비중대로 맞춘다. 이렇게 함으로써 투자자는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또는 투자자가 추구하는 특정 수익률 내에서 가장 변동성이 낮은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충분히 현실적인 범위의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순간 망설임 없이 이익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매도 후 주가가 폭등하더라도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한다. 추가로 매수할 때도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 다수가 매수할 때는 한없이 가격이 오를 것만 같고 반대로 투기적 매도가 일어날 때는 바닥이 없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가격이 끝없이 특정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이 전략은 큰 수익을 내는 것보다 작은 수익일지라도 꾸준히 실현하는 쪽을 추구한다. 포트폴리오는 개별 자산에 직접 투자해 구성해도 좋고 국내주식·해외주식·채권·대체투자자산 등의 펀드로 구성해도 된다. 주식시장이 조정 기미를 보이는 요즘 예측에 따라 일희일비한다면 끈기 있게 장기적인 투자를 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