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남편과 딸을 사망케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기자에 대해 경찰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일 이 기자를 형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는 의견으로 검찰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씨와 함께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 대표와 제작이사도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함께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 기자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 ‘김광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자회견 등에서 서 씨를 ‘김 씨의 타살 주요 혐의자’라고 지목하고 폐렴에 걸린 딸 서연 양을 숨지게 방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자는 SNS를 통해 “영화 김광석을 통해 타살 주요 혐의자로 지목한 서해순, 100% 타살”등 표현을 썼고, 기자회견에서 “의혹이 있는 살인 혐의자가 백주대로를 활보한다, 99% 팩트의 확신을 갖고 서씨와의 소송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또 서 씨가 1980년대에 임신 9개월 된 아이를 낳아 죽였다고 주장하고, 서씨가 강압적으로 김씨 노래들의 저작권을 시댁으로부터 빼앗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경찰은 이 기자의 주장에 대해 “변사기록, 부검감정서, 사망진단서와 부검의·119구급대원 등 사건 관련자 34명에 대한 조사결과 등을 종합해볼 때 허위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부검을 통해 김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한 결론이 이미 나온 바 있다”며 김 씨의 타살 의혹에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경찰은 김씨의 사망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던 것 자체는 사실이고 이는 대중의 관심사였던 만큼 국민의 알 권리 등을 고려하면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 기자가 합리적 자료 없이 ‘살인 혐의자’ 등의 표현을 쓴 것은 명예훼손이라고 봤다.
경찰 관계자는 “영화 ‘김광석’에 등장한 전문가들을 불러 조사했는데, 자신들이 이 기자에게 말한 내용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사용됐다며 불편한 기분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영아 살해 의혹에 대해서는 “그 사건은 김씨의 변사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서씨의 사적인 일인데도 이 기자가 내용을 언급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경찰 조사에서 “취재수첩과 인터뷰를 녹화한 테이프 등 자료들이 있었는데, 홍수 때문에 소실됐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반면 경찰은 이 기자와 함께 고소당한 김씨의 형 김광복 씨에게는 혐의가 없다고 봤다. 김광복 씨가 영화 제작 과정에서 민감한 자료를 제공하는 데에도 소극적으로 임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서 씨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광복 씨는 지난해 9월 서씨를 유기치사 및 사기 혐의로 고소한 혐의(무고)로도 서 씨로부터 고소당했으나,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