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KEB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한일시멘트 컨소시엄에 보유지분 1,417만여주(84.56%)를 매각했다. 이후 은행별 잔여 주식 140만주에 대해서는 각자 매각하도록 하되 장내 대량 매도가 일어나면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된 후 팔도록 했다.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올해 초 주가가 3만~4만원일 때 대부분 매각했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은 M&A 당시보다 주가가 현저히 낮다고 보고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반전이 일어났다. 올해 초 2만원대에 머물던 현대시멘트 주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남북 경협주로 부각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4분기 현대시멘트 20만주를 평균 단가 6만원에 매도했다. 현대시멘트가 9만원대까지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매도 타이밍이 100% 주효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예상치 못했던 100억원가량의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성급히’ 매도한 다른 은행에 비해 싱글벙글이다. 본전을 건지기도 어려울 것 같았던 현대시멘트가 KEB하나은행에 효자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