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지역 최초의 유명 브랜드' 앞세워 ...대형 건설사 중소도시 진출 확대

자이·힐스테이트·푸르지오 등

속초·여주·춘천 잇달아 분양

소비자 선택 폭은 늘어났어도

과잉 공급 ·분양가 상승 우려

자이,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등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 단지가 지방 중소도시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유명 브랜드 단지를 선호하는 소비자들과 청약 흥행을 원하는 시행사, 일감이 필요한 대형 건설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유명 브랜드 아파트의 지방 진출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공급 과잉과 분양가 상승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지역 중소 건설업체들의 시장을 잠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대건설(000720)이 속초에서 처음으로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주상복합단지 ‘속초 힐스테이트 센트럴’을 분양한다. HDC현대산업(012630)개발도 이달 여주에서 처음으로 아이파크 브랜드 단지를 선보인다. 올 들어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주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 대우건설(047040)의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대림산업(000210)의 순천 e편한세상 등 각 건설사들의 첫 브랜드 단지가 해당 지역에서 공급됐다.


대형건설사들은 시공을 맡아 분양하면서 해당 지역 최초 브랜드 단지라는 점을 내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동안 진행된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은 전주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 63대 1,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27대 1, 순천 e편한세상 15대 1, 속초 자이 19대 1로 높게 나타났다. 미분양 단지가 속출해 불황으로 평가되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도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는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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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도 시세 상승이 기대되는 대형건설사 브랜드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소비자들의 ‘1군 브랜드’ 선호를 반영해 시행사들이 대형건설사에 시공을 맡기는 추세”라며 “브랜드 인지도에서 뒤처지는 지역 중소 건설사가 대형사와 경쟁하기 위해 고품질 시공과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중소건설업체들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건설업체들의 단체인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지역 기반 중소형사는 경영 형편상 지역 수요에 맞추는 수준에서 공급해 왔지만 대형건설사들은 경기가 좋으면 공급량을 대폭 늘리다 보니 지방에서 공급과잉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여놓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형사들의 물량공세는 미입주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건설사들이 수주 잔고 감소에 대응해 상품·사업지를 다각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2~3년 간 지방 입주 물량 증가에 따라 입주 시점에 주변 단지들의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아지는 단지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지 입주 시작 1개월 내 전체 가구 입주자의 70%선을 채우지 못하면 장기 미입주 물량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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