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당발(發) 개혁입법연대’와 ‘한국당발 개헌론’의 대치로 여야 간 주도권 싸움만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제헌절 전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치자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예정됐던 원 구성 협상 회동을 취소했다. 애초 이날 회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가려 했지만 이견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회동을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서로 주고받을 것이 없다 보니 상견례 성격의 눈치싸움만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저희가 한두 차례 만나기는 했으나 상견례를 한 것 말고는 진전된 게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러한 상황에도 견제구를 날리며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개헌 논의 촉구가 정략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갑자기 개헌을 또 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다”고 일갈했다. 한국당은 개혁입법연대가 범여권의 ‘국회 권력 장악 시도’라고 반발했다. 김성태 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사실상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경전만 이어지다 보니 국회 의사일정 차질도 커지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와 신임 대법관 3명의 인사청문회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후보자 자격을 두고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적임자라고 한 반면 한국당은 코드 인사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