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종합부동산세와 금융소득세·임대소득세를 한번에 강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최종 권고했다. 이대로라면 약 160만명의 세금이 크게 늘어난다.재정특위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확정, 발표했다.
특위는 주택 종부세를 과세표준별로 0.05~0.5%포인트 인상해 현행 0.5~2%에서 0.5~2.5%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 방안도 정부에 주문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매년 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한다. 토지는 세율이 최대 1%포인트 오른다. 특위는 시가 10억~30억원 1주택자의 종부세는 최대 15.2%, 다주택자는 6.3~22.1% 늘어난다고 했지만 일부 서울 강남 다주택자는 세 부담이 최대 5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34만6,000명이 총 1조1,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보유세 인상안을 6일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은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라고 권고했다. 지금은 이자와 배당을 합쳐 2,000만원 이하면 14%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종합과세 기준이 1,000만원으로 낮아지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42%)로 누진과세한다. 금융소득이 많은 이들은 보통 고소득자여서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종합과세 기준 하향 시 소득세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인 근로자는 세금이 264만원(6%)가량 증가한다. 종합과세 대상만도 9만명에서 4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위는 임대소득 강화도 주문했다. 내년부터 주택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14%로 분리과세되는데 이때 적용되는 기본공제(400만원)를 없애거나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92만명이 단순계산으로 최대 56만원까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소득세 감면제도가 있어 실질 부담은 이보다 적다. 특위는 임대등록사업자에게 공제를 유지하는 방안도 열어놓았다. 임대사업자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특위는 3주택 전세 보유자의 임대소득 계산 시 소형주택 보증금을 빼주던 것을 폐지하라고 권했다.
이 외에 논란이 많던 건강보험과 노인요양보험의 기금화는 오는 2022년까지 추진하라고 못 박았다. 이들 보험이 재정으로 편입되면 올해 예산은 428조8,000억원에서 490조원으로, 복지지출은 120조8,000억원에서 182조원으로 폭증한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