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스라엘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기업에 투자하며 미래 커넥티드카(정보통신 연계 차량) 개발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 아우디와 수소연료전지차에 관한 협력을 맺고 핀란드 바르질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중단된 지난 5월 이후 굵직한 투자·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뤄뒀던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정의선 부회장의 구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005380)는 이스라엘 ‘오토톡스(Autotalks)’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통신 칩셋(반도체 직접회로)을 개발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분 투자 형태로 이뤄지며 규모는 상호 협의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통신 칩셋은 차량 내외부의 유무선 통신을 제어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핵심 장비다. 차량이 주변의 모든 기기와 연결되는 커넥티드카에서 두뇌 역할을 한다. 2008년 설립된 오토톡스는 통합 유무선 네트워크 제어 기술과 첨단 보안 솔루션이 적용된 차량용 통신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별로 상이한 V2X(Vehicle to Everything·차량-사물 간 통신) 표준에도 동시에 대응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일본 도요타도 오토톡스에 투자하는 등 V2X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오토톡스와 손잡고 현대차가 개발 중인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통신 반도체 칩셋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오트론 등 계열사들도 협업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룹 차원에서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커넥티드 카를 포함한 커넥티비티는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분야뿐 아니라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 영역”이라며 “오토톡스와의 협력을 계기로 미래 성장동력을 계속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