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우체국이 왜 매트리스를 수거했을까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지난달은 우리나라에 어느 때보다 이슈가 많은 시기였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전 세계가 지켜본 이 만남은 앞으로 남북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실행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지난 몇십 년간이 반목과 대립의 연속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끼웠다고 봐야 한다.

지방선거도 치러졌다. 올해는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투표율이 60%를 돌파했다. 사전투표율도 20%를 넘었다. 선거가 치러지면 우체국도 바쁘다.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해 선거공보 우편물 4,000만여통을 배달했다. 특히 사전에 투표한 용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했다.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사건도 있었다. 안전기준을 초과한 한 업체의 침대 매트리스 수거가 늦어지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했다.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전국 물류망을 갖춘 우체국이 집중 수거에 나섰다. 치밀한 계획과 신속한 실행으로 지난 6월16일부터 이틀간 2만2,000여개의 매트리스를 거둬들였다. 업체에서 이전까지 자체적으로 수거한 물량 1만6,000여개에 비하면 짧은 기간에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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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도 매트리스 반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줘 높은 수거율을 보였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은 “업체는 연락도 안 되고 언제 가져가겠다는 말도 없어 발만 동동 굴렀는데 우체국에서 수거해줘 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또 다른 주민은 “우체국에서 매트리스를 가져가 한시름 덜었다”며 음료수를 건네기도 했다. 특히 이번 매트리스 수거는 공무원노조와 우정노조가 뜻을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지방선거로 휴일에 쉬지 못하고 업무를 했음에도 우편물 배달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다시 휴일에 매트리스를 집중 수거했다.

매트리스를 집중 수거하면서 참여하는 3만여명의 직원과 3,200대의 차량의 안전조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전국에서 사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매트리스는 비닐로 밀봉했다. 수거 참여자에게는 방진마스크와 장갑을 지급했으며 작업이 끝난 후에는 전량 회수해 폐기했다. 무엇보다 방사선 검사를 해 안전을 넘어 안심에 중점을 뒀다. 작업자들은 작업이 끝난 후 전원이 방사선 검사를 받았고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 차량들도 작업 종료 후 세차·환기를 하고 방사선 검사도 했다. 우편물 운송에 안전하다는 확인을 받았다. 특히 이번 매트리스 집중 수거에는 본부장·지방우정청장·우체국장 등 관리직이 솔선수범해 작업에 나섰다. 필자도 서울에서 이틀간 직접 수거작업을 마친 후 방사선 검사를 받았고 이상이 없다는 확인증을 받았다.

국가적인 일에 우체국이 역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체국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정부기관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든든하게 함께해온 우체국이 이번 매트리스 수거로 각 가정에 안심까지 배달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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