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내식 대란’ 아시아나... 비극의 ‘갑질 논란’ 도마 위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문제로 나흘째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으며 아시아나 ‘갑질’ 논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사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기내식 공급 차질과 이로 인한 운항 지연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한 3일 오전 아시아나가 3개월간 기내식을 공급받고 있는 인천 중구 샤프도앤코코리아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아시아나 항공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기내식 공급 차질과 이로 인한 운항 지연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한 3일 오전 아시아나가 3개월간 기내식을 공급받고 있는 인천 중구 샤프도앤코코리아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서도 “불공정 계약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가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면서 촉발됐다. 업계에서는 “예견된 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는 당초 이달 1일부터 새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는데, 지난 3월 신축 중인 GGK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임시로 3개월간 중소업체인 샤프도앤코코리아에서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하루 3천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코리아가 2만∼3만식이 필요한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하기 위해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초기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가 기내식 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은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가 맡아왔는데, 지난해 LSG가 아시아나의 투자 요구를 거절하자 5년 단위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GGK로 업체를 바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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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G는 이 건과 관련해 작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을 거래상 지위 남용 혐의로 신고, 현재까지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다.

LSG는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계약 협상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천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 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거절하자 중국 업체인 GGK와 30년짜리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작년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 금호홀딩스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BW를 GGK의 모회사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이 1천60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는 LSG에 지속적으로 기내식 원가 공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기내식 품질에도 불만이 있어 업체를 바꿨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가 샤프도앤코코리아와 맺은 계약에서 30분 이상 공급 지연 시 음식값의 절반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15분 지연 시 수수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항공 측은 “샤프도앤코코리아와 맺은 계약 조건은 해당 업계가 맺은 다른 계약들과 비교할 때 관대한 수준이며 초기 혼란을 고려해 8일 동안은 더 업체를 고려한 조건으로 배려하고 있다”며 “기내식 공급 정상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나흘째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출발이 늦어진 장거리 항공편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출발 시간을 맞추려 ‘노밀’(No Meal) 상태로 기내식 없이 이륙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최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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