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친박단체, 이틀째 충돌 "시체팔이 그만둬라" 발언도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서울 대한문 앞에 5년 만에 설치된 쌍용자동차 해고관련 사망자의 분향소를 두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친박 단체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국본)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4일 경찰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한 30번째 사망자인 김주중 조합원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전날 대한문 앞에 설치했다.


쌍용차 노조는 전날 분향소 설치가 끝나자 국본 측의 추모 방해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본은 분향소 천막에 달려들어 분향 물품을 강탈하려 했고, 조합원들을 향해 의자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며 “4일 새벽에는 국본 관계자로 추정되는 신원미상의 사람들이 갑자기 분향소로 들어와 추모객 한 명을 끌어내 바닥에 패대기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구급차가 출동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3개 중대 인력을 배치해 양측을 갈라놓으면서 상황은 이날 오전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1시를 지나 노조 측이 추모제를 진행하자 양측은 또다시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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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이 마이크를 잡고 추모제를 시작하자 국본 측은 노래를 틀면서 발언을 이어갔다.

국본 측은 “금속노조, 회사로 돌아가십시오, 금속 상조 이벤트 물러가라” 등의 발언은 물론 “시체팔이를 그만둬라”는 등 자극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국본 측은 쌍용차 노조보다 먼저 대한문 앞 집회를 신고했기 때문에 분향소 설치가 쌍용차 노조의 불법점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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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국본 측은 대한문 앞 집회 신고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쌍용차 노조보다 먼저 신고한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뒷순위로 신고했다고 해서 같은 장소에서 집회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전날 분향소 설치 기자회견 1시간 전에 미리 국본 측과 만나 취지를 설명했다”며 “국본 측 집회와 겹치지 않게 하겠다고 설명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욕설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추모제 이후에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분향소에 있던 한 여성이 국본 측 시위대가 머리 위에서 흔들던 태극기가 자신을 찌르자 이를 뿌리쳤다. 이에 국본 관계자가 “태극기 훼손한 여자 나오라”며 경찰의 저지를 뚫고 분향소로 들어가려면서 대립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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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계속되던 실랑이는 경찰과 노조 측이 분향소를 인근으로 조금 이동하기로 하면서 잦아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분향소 위치를 조금 옮기기로 노조 측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차 노조는 “시민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를 충분히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분향소를 열어둘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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