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비린내에 유독 민감했어요. 어릴 때부터 하루에 물 한 잔도 채 마시지 못했습니다. 갈증이 나면 탄산음료나 커피로 대체했죠.”
건조된 과일을 물에 넣어 우려내는 디톡스 워터(해독물), 일명 ‘이너워터팩’을 개발한 최희재(27·사진) ‘낫띵베럴’ 대표는 물을 싫어했다. 그러던 최 대표가 낫띵베럴을 창업하고부터는 하루에 물 2ℓ를 거뜬히 마실 수 있게 됐다. 판매되지 않는 건조 과일 자투리와 텀블러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맛있게’ 물을 마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 대표가 ‘물’이라는 평범한 아이템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쌓아온 창업 노하우 덕분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최 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대전을 꼬박꼬박 챙겨나갈 정도로 창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부산 동아대에서 조경학을 전공했지만 창업에 대한 꿈은 변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창업자금을 마련할 무렵 그는 대학 학생회에서 친하게 지내던 선배에게 워킹홀리데이 경험담을 듣게 됐다. 현재 낫띵베럴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는 안해정씨가 호주에 가 일하면서 5,000만원을 벌었다는 이야기였다.
자금을 마련하기로 결심한 최 대표는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곳에서 그는 ‘물’을 만났다. 최 대표는 “호주에서 가정집에 거주했는데 가족들이 큰 물병에 허브·과일·야채 등을 넣고 디톡스 워터라며 물을 마시는 것을 봤다”면서 “건조된 과일을 소분해 개별 포장하면 간편하면서도 예쁘게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한국으로 돌아온 최 대표와 안 부사장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뜻의 낫띵베럴을 세웠다. 최 대표는 낫띵베럴 제품의 품질만큼은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전남 나주의 건조공장에서 특허를 받은 건조대를 사용하고 해썹 인증을 받은 제품을 판매합니다.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건조하는 저온건조공법을 적용해 과일의 영양소 파괴가 적고 갈변이 없는 것이 특징이죠. 또 업계 최초로 블렌딩한 티를 곁들였어요. 독일에서 독점 수입한 티백을 사용해 맛과 향을 동시에 충족시켰죠.”
낫띵베럴은 물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생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이너워터팩을 시작으로 물에 타 마실 수 있는 클렌즈 분말 스틱 ‘이너클렌즈’도 개발했다. 아예 물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마시는 식물성 유산균 ‘이너주스’도 탄생시켰다.
현재 이너워터팩 5종, 이너클렌즈 3종, 이너주스 3종 등 총 11종으로 확대됐으며 2017년 6월 올리브영의 전국 300여개 매장에 이너워터팩 3종이 입점했다. 낫띵베럴은 올해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그의 포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 대표는 “물을 마시는 작은 습관으로 많은 사람이 이너뷰티를 가꿀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간편식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