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약품 업체가 생산한 고혈압 약 원료물질에 발암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7일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성분이 발견됨에 따라 해당 성분을 사용한 고혈압치료제를 잠정 판매 중단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5일 중국 ‘제지앙 화아이사’가 만든 고혈압약 성분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제품을 회수 중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이를 사용한 국내 제품에 대해서도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원료물질은 ‘발사르탄’이다. 중국에서 만든 발사르탄에는 ‘엔(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고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물질로 분류(2A)됐다. 2A군은 ‘인간에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임을 뜻한다.
발사르탄 자체의 문제 때문은 아니다. 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성분이다. 발사르탄에 들어간 불순물 ‘ NDMA’로 불리는 물질이 문제의 주범이다.
특히 전문의들은 이번 사태가 발사르탄 원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에서만 의심물질이 검출된 것이니 발사르탄 원료 자체가 잘못된 것이란 오해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국내에서 발사르탄이 들어간 제품 중 중국산 원료의 발암물질이 함유된 원료를 쓴 업체는 82개, 219개 품목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전체 발사르탄 총 제조·수입량은 48만4682㎏(제조 36만8169㎏, 수입 11만6513㎏)이며 중국 제조사에서 만든 발사르탄은 같은 기간 1만3770㎏으로 전체 제조·수입량의 2.8%에 해당된다.
식약처 측은 “국내에서 쓰인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약에서 문제의 발암의심물질이 얼마나 나왔는지 실제로 이 약을 먹은 고혈압 환자에게 얼마만큼의 해를 끼쳤는지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도 아직 규명 중”이라며 “사전 예방적인 조치로 환자 보호 측면에서 판매 및 수입·제조 중단 조치부터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문제의 중국산 혈압약을 대체할 약품이 많다. 식약처는 문제의 성분이 들어간 혈압약을 복용하는 분들은 복용을 즉각 끊지는 말고 최대한 빨리 의사와 상담해 대체약을 먹으라고 권고했다. jtbc 역시 “내일이라도 다른 혈압약을 처방받는 데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유럽과 우리나라처럼 당장 관련된 제품을 회수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