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현병’ 공포 확산 되나···영양서 흉기난동으로 경찰관 숨지게 해

강남역·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범인도 조현병 환자




조현병 환자로 의심되는 40대 남성이 출동한 경찰에게 흉기를 들고 폭행을 저지르면서 조현병에 대한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경북 영양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40대 남자를 출동한 경찰관들이 제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도 크게 다친 사고가 일어났다.

/사진=MBC 방송 캡처/사진=MBC 방송 캡처



8일 낮 12시50분쯤 경북 영양군 영양읍 동부리 주택가에서 A 씨(42)가 살림살이를 집어 던지며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백씨 모친의 신고를 받고 2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A 씨를 진압하기 위해 주택에 들어가던 중 한 경찰은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크게 다쳤다. 조현병 환자로 의심되는 40대 가해자는 갑자기 뒷마당으로 가서 흉기를 가져왔고 경찰관들에게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 경찰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머리를 다친 B 경위도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동료들이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온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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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만 조현병 환자가 일으킨 범행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지난 달 24일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40대 남성 최모 씨가 주유소 직원과 행인 등 4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최 씨는 주유소 직원과 주유비 계좌이체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던 중 직원의 멱살을 잡고 위협했다. 이어 경찰이 오자 도망친 최 씨는 인근 공원에서 택시를 잡은 뒤 택시기사의 얼굴을 때렸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벽돌로 내리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 사람이 조현병 환자여서 자기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을 못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강남역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범인 역시 조현병 환자였다. 당시 범인은 “여성에게 무시를 당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여성 혐오 범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인천에서 8살 초등학생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10대 A양 역시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두 자녀를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30대 아버지 등도 조현병 환자로 알려지면서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적 질환을 말한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조현(調絃)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과 질환이다. 이번 사건 외에도 최근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대중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연구를 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지난해 발표된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1.2%,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였다.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비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사회적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조현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지 않고 매우 흔한 질병으로 국내 50만명이 가량이 환자이거나 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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