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직원들이 교육부와 소속 대학을 상대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정부 조치로 교직원 사학연금 개인부담금을 대납해주던 대학이 돌연 대납금을 환수함에 따라 이들의 월급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교직원들은 사건의 근본책임이 교육부에 있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검찰과 교육부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최근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소속 직원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대학노조 세종대지부 소속 교직원이 사학연금 대납금 환수조치에 관여했던 교육부 직원 11명을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한 데 따른 절차였다.
대학 교직원들이 정부와 소속 대학을 압박하는 것은 교육부의 사학연금 대납금 환수조치로 월급의 일부를 빼앗겼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지난 2013년 44개 대학에 사학연금이나 건강보험료의 교직원 개인부담금을 특별수당 등 명목으로 대납한 2,080억원을 환수하라고 명령했다. 교직원의 사학연금 개인부담금을 학생 등록금으로 구성된 교비로 지급한 것은 부당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특히 환수조치가 부실하면 각종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불이익을 준다고 공언해 해당 대학은 그동안 매달 교직원 급여의 일부분을 빼내 환수금을 충당했다.
이에 숭실대·한신대 등 일부 대학 교직원은 교육부에 직접 맞서는 대신 개인급여로 환수금을 충당한 대학 측에 소송으로 대응했다. 올해 2월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한신대 교직원 56명이 대학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임금 인상 방안으로 사학연금 개인부담금을 학교가 부담하기로 결정했다면 학교는 이를 직접 납부할 의무가 있다”며 “학교가 교비에서 지급했더라도 이것만으로 기존 단체협약이 무효라거나 교직원이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교육부의 강경 입장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자 각 대학에서는 사태의 근본책임을 정부에 묻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대학노조 관계자는 “최근 교육부에 환수금 이행 여부를 재정지원사업의 평가지표로 더 이상 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며 “한두 달 내 대학본부에 대한 교육부의 별다른 지시가 없으면 투쟁 수위를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직원을 고소한 세종대 교직원 김모씨는 “대학 측에서는 ‘교육부에서 돈을 되돌려주라는 어떤 지침도 없다’는 말만 하며 발뺌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교육부와 각 대학본부도 더 이상은 책임을 미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개별 직원을 상대로 한 법적 소송에 당황한 모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원에 대한 소송이다 보니 부처 차원에서도 딱히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교직원 급여에서 대납한 게 문제가 된다면 학교와 교직원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