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종갑 한전 사장 '콩과 두부' 발언에…철강업계 부글부글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 언급에

美 상무부 통상공세 악용 우려

철강업계가 콩(연료)값보다 싼 두부(전기)값에 빗대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발언에 들끓고 있다. ‘저가 전기료’ 의혹을 제기하는 미국이 이 발언을 빌미로 통상 공세 수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두부공장의 걱정거리’라는 글에서 “가공비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두부값이 콩값보다 비싸야 하는데 수입 콩값이 올라갈 때도 그만큼 두부값을 올리지 않았더니 이제는 두부값이 콩값보다 더 싸지게 됐다”고 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1차 에너지보다 2차 에너지가 싼 점을 지적하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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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의 발언이 한국산 철강을 향한 미국의 통상공세에 악용될 수 있어서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철강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근거 중 하나로 전기료 문제를 거듭 언급하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인 한전을 통해 업체들에 낮은 단가로 전기를 공급한다는 논리다. 철강업계는 한전 사장의 이번 발언이 상무부나 미국 철강업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오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미국 철강업체인 매버릭튜브코퍼레이션은 한국 철강업체가 전기료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정황 증거로 2013년 한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100대 대기업에 10년간 9조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원가 이하로 팔았다’고 주장한 내용을 강력한 증거(substantial evidence)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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