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블랙록도 골드만삭스도 파리로…佛 밝힌 마크롱 '프랑스 세일즈'

법인세 인하 등 규제완화 효과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기업

브렉시트 이후 런던 대안 선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프랑스 파리를 유럽 금융의 차세대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씨티그룹·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최근 파리지점의 영업범위 확대, 인력 충원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금융의 중심인 ‘시티 오브 런던’을 이기기 위해 적극적인 ‘프랑스 세일즈’에 나선 마크롱 대통령의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FT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프랑스 금융규제 당국인 금융안전위원회에 주식·채권 외의 대안투자 취급 허가를 신청했다. 블랙록은 파리에서 글로벌 헤지펀드, 부동산 및 원자재 펀드를 취급할 계획이다. 블랙록이 그동안 유럽 사업의 중심지였던 런던 대신 파리에서 대안투자를 취급하기로 한 것은 “파리가 런던을 누른 사건”이라고 F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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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도 경쟁사인 UBS에서 투자은행(IB) 전문가 2명을 섭외해 프랑스 지사의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맡기는 한편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 외에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모건스탠리·HSBC가 파리지사의 추가 채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파리 투자를 잇달아 확대하는 것은 브렉시트 노선이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에서 이전처럼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 사업을 진행하기는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파리가 유럽의 무수한 도시들을 제치고 런던의 대안으로 선택받은 데는 마크롱 대통령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FT는 진단했다. 지난 2016년 말까지도 파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일랜드 더블린 등과 유럽 금융중심지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도시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자본소득세인 연대세 적용 대상 축소 정책이 차례차례 입법화하면서 금융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 여기에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금융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찬 자리를 자주 만들어 개혁성과를 설명하고 추가 규제 완화를 약속하는 등 홍보에 힘써왔다.

마크롱 대통령의 규제 완화 약속에 금융기업 CEO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CEO는 지난해 11월14일 프랑스를 방문해 “정부와 사업가들이 경제개혁을 약속했다”며 “파리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에 심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틀 뒤 런던을 방문해 “왜 아직도 브렉시트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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