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스피커를 둘러싼 갈등이 가장 빈번한 곳은 피서객들이 몰리는 관광지 주변이다. 해변이나 계곡처럼 밤늦게까지 행락객들이 많은 곳에서는 무선 스피커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밤새 ‘떼창’을 하거나 기분을 내는 사람들 때문에 소음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
이른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던 회사원 이모씨는 “일부러 해수욕장과 붙어 있는 숙소에 묵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밤새도록 해변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탓에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방음이 잘 돼 있지 않은 숙소나 자연 속 캠핑장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아 주변 숙박객들과 언성을 높이는 일도 많다.
주거지와 밀접한 도심이나 한강 공원에서도 부주의한 무선 스피커 사용에 따른 소음공해가 심각하다.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키워놓은 채 달리는 ‘자전거족’들이 지나가거나 돗자리 위에 놓아둔 무선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서로 섞이면서 곳곳에서 불협화음도 일어난다. 아이들과 한강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씨는 “자전거가 다가올 때마다 음악 소리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들은 즐거워도 남들에게는 ‘민폐’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