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소프트 브렉시트, 우린 용납 못한다" 브렉시트부 장·차관 전격 사임

메이 내각 동의 얻은지 이틀만에

데이비스 장관 등 사퇴 의사 밝혀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장관 /런던=로이터연합뉴스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장관 /런던=로이터연합뉴스



내년 3월29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행을 9개월 앞두고 지난 2년간 협상을 주도했던 브렉시트부 장차관이 모두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각의 ‘소프트 브렉시트(유럽연합 관세동맹 잔류)’ 동의를 이끌어낸 지 이틀 만이다. 브렉시트 노선을 둘러싼 보수당 내 갈등이 증폭되면서 메이 총리의 리더십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브렉시트부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과 스티브 베이커 차관, 수엘라 브레이버먼 차관이 모두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이날 자정께 메이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내가 속한 부서의 장관은 당신의 (브렉시트) 접근법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마지못해 끌려온 징집병이어서는 안 된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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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장관이 사임한 것은 메이 총리가 자신의 ‘하드 브렉시트(완전한 유럽연합 탈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안이 “영국 경제의 상당한 통제권을 유럽연합(EU)에 넘겨주고 사법통제권 회복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혹평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6일 지방관저에서 농산물 상품 교역을 위한 자유무역지대 설치, 금융 분야의 협정 추진, 영국·EU 간 거주이동 체계 재정립, 관세협정 추진 등을 담은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한 내각의 합의를 끌어냈다.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가 데이비스 장관 대신 브렉시트 수석보좌관인 올리 로빈슨을 더 신뢰한 것이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리엄 폭스 국제무역장관과 함께 내각 내 브렉시트 찬성파 3인방으로 꼽혀온 데이비스 장관이 사퇴하면서 보수당 분열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당 강경파가 국경통제권과 사법권의 완전탈환을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당 대표와 총리 교체까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6일 회의 이후 보수당 내 내각 불신임투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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