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인도네시아 루피보다 많이 떨어진 원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지난달 이후 원화 가치가 3.2% 떨어졌다. 금융 불안을 겪고 있는 인도나 인도네시아 통화보다 더 큰 하락률이다.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도 3개월 연속 빠져나갔다.

G2 무역분쟁은 한층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8년 6월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약 35원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3.1% 하락한 것이다. 5월(0.9%)보다 하락률이 한층 커졌다.


하락률은 인도네시아와 인도, 터키 등 통화보다도 컸다. 이들 나라는 미국 금리 인상, 무역분쟁 등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신흥국이다. 인도네시아는 루피화 가치가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최근 2달 사이에 기준금리를 세번이나 올렸다. 그런 인도네시아 루피화도 6월 1일~7월 9일 하락률은 2.6%에 그쳤다. 인도 루피화와 터키 라리화는 같은 기간 1.8%, 0.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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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화 절하율은 중국(3.2%), 브라질(3.7%)보다는 낮았다.

원화의 환율 변동성도 확대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변동률은 0.47%로 4월(0.38%), 5월(0.34%)보다 커졌다. 한은이 조사한 주요 10개국 가운데 브라질(0.95%) 다음으로 높았다. 통화 변동률이 크다는 것은 환율이 오르내리는 정도가 커졌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주식자금은 6억4,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 4월(20억4,000만달러), 5월(3억5,000만달러)에 이어 세 달 연속 순유출이다. 올해 상반기를 통틀어서는 총 34억5,000만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다만 채권 시장에선 유입이 많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자금은 19억1,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올해 채권 순유입액은 6월까지 110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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