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10대 주력업종 정밀진단 ⑦철강]사활 기로 강관업체 "팔데 없는데 공장 돌려봐야 뭐하나"

美 쿼터제로 올 수출물량 반토막

개별 강관제품 조준사격도 문제

일부는 현지 생산도 고려하지만

원자재 고율관세 등 암초 수두룩

“공장을 돌려봐야 뭐하겠습니까. 팔 데가 없어요.”

당진에 제조공장을 둔 한 중견 강관 업체는 지난 5월 미국 수출용 강관 생산라인의 전원을 껐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올해 대미 수출물량을 104만톤으로 제한하는 쿼터를 수용하면서다. 쿼터가 적용되는 시점이 미국이 다른 나라에 관세를 적용하는 5월로 예상됐지만 미국이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강관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강관 시장이 달아올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문물량이 늘어났던 터라 상반기에 이미 쿼터를 다 소진했다”면서 “미국 수출 감소를 상쇄할 만한 대체시장도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강관은 수출 효자품목이었다. 한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전체 철강량(362만톤)의 56.1%가 강관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미국 내 강관 수요가 증가하면서 3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미국이 쿼터제를 꺼내 들면서 올해 수출물량이 반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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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관 업체 앞에는 불확실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쿼터와 별개로 개별 강관제품을 향한 미국의 조준사격은 여전하다. 상무부는 4월 대미 수출 유정용 강관 1위 업체인 넥스틸에 75.81%의 관세를 매겼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현지 가격이 최대 40% 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쿼터가 상향 조정되더라도 개별 철강재에 고율의 보복관세가 붙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미국은 정부 보조금을 받은 열연(포스코)이 폭넓게 유통된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 철강 시장을 비정상(PMS·특정시장상황)으로 분류하고 이를 가져다 만든 제품도 문제가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강관의 핵심원재료가 열연인 만큼 이 논리대로라면 모든 강관제품이 사정권인 셈이다.

일부 업체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나 이 역시 쉽지 않다. 최종제품에 대한 관세는 피할 수 있겠지만 미국 내에서 경쟁업체들이 원자재를 내주지 않으려고 해 한국에서 물량을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한국산 원자재에 고율의 관세가 붙은 터라 이를 사용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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