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민주당의 착각과 오만]민주당은 美 대선서 왜 패배했나

■토머스 프랭크 지음, 열린책들 펴냄




2016년 11월 8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소식은 미국의 충격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전 세계 선거 전문가 대다수가 민주당의 승리를 확신했던 탓이다. 젊은 세대, 소수자, 중상위 계층의 백인 전문직 종사자들을 등에 업은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등으로 유명한 정치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머스 프랭크는 민주당이 한때 핵심 정체성이었던 평등주의 가치를 스스로 포기하고 노동 계급이 아닌 고학력 중산층에 봉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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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루스벨트 이후 20년간 행정부와 의회를 완벽하게 장악했던 민주당 내부에 인식 변화가 일어난 계기가 있었다. 1968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휴버트 험프리가 리처드 닉슨에게 패배하면서다. 그로부터 4년 뒤 대선 준비 과정에서 민주당은 맥거번 위원회 주도로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뒤편으로 밀어내고 능력주의를 설파하며 백인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확보해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제적 불평등’ 해소도 뒷전으로 밀려났다.

아이비리그와 실리콘밸리의 식자층을 중심으로 경제 혁신 및 성장 모델을 설파하는 민주당의 노선에선 여전히 노동자 계급이 뒷전이다. 민중 정당을 표방했던 당의 중심에 대중이 아닌 돈, 권력이 서는 순간 대중은 등을 돌린다. 지방선거 참패의 상흔을 딛고 일어나야 할, 혹은 압도적 성취에 취한 한국의 공당들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1만7,000원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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