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송은석기자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법정에서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를 좋아했다”고 증언하며 안 전 지사의 결백을 주장했다. 안 전 지사는 전 정무비서 김씨를 위력으로 간음하고 추행한 혐의로 지난 5월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5차 공판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 민씨는 “수행 당시 지지자들은 ‘마누라 비서’라고 김씨를 호칭했다”며 김씨가 안 전 지사에 대한 애정으로 여성 지지자들의 접근을 막았다고 증언했다. 민씨는 또 “김씨는 나무 막대기를 집어 들고 땅바닥에 낙서를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면서 “(안 전 지사에게) 귀여워 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보통 수행비서와 달리 안 전 지사에게 달려와 ‘지사님’ 하고 불렀는데 제 느낌에 볼에 홍조를 띤, 오랜만에 애인을 만난 여인 같았다”고 진술하다가 ‘느낌이 아닌 사실관계에 대해 말해달라’는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민씨는 또 “김씨가 지난해 8월 충남 보령시 상화원 리조트에서 만찬 행사가 끝나고 오전4시께 방에 들어와 피고인과 저를 침대 발치에서 지켜봤다”며 “김씨가 일방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확신했고 남편을 위험에 빠트릴까 불안했다”고 증언했다. 김씨 측은 민씨에 대한 신문이 끝난 후 “부부의 방 안에 들어갔다는 증언은 사실무근”이라며 “다른 여성이 안 전 지사에게 ‘2차를 기대한다’는 문자를 보내 돌발상황이 발생할 것을 염려한 김씨가 옥상 입구에서 대기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민씨가 김씨의 과거 연애사 수집을 지시하고 행실을 문제 삼았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이날 재판 시작 전부터 기자석과 일반인 방청석은 만석 상태였다.
이달 2일부터 이틀 간격의 집중심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안 전 지사 재판은 오는 23일 심리를 마치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