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金 친서' 내보인 트럼프 "북미관계 진전…다음회담 앞당길 것"

'회의론 정면돌파' 다급히 공개

金 비핵화 언급 없어 역풍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위터에 전격 공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불거진 비핵화 회의론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공개’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지만 친서에 비핵화 관련 언급은 전혀 없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대의 압박’이 필수적이라는 기류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북한 김 위원장의 아주 멋진 편지.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며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다. 친서 작성일시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기간인 지난 6일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혀 추가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했다.


정상 간 친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외교관례에 미뤄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편지를 트위터에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워야 하는 만큼 미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대화 무용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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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이 이번 친서에서도 핵·탄도 미사일 포기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개인 소통 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본질이 빠졌다는 문제는 이번에도 똑같다. 친서를 공개한다고 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어떤 의미가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친서에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서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는 언급은 미국에 종전선언 등의 ‘실천’을 압박하는 것으로도 해석돼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편 미 정부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이 해상에서 석유제품을 불법 환적해 밀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모든 정유 제품 판매를 전면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의 압박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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