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극성을 부리던 소아 수족구병이 아직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장마는 지났지만 무더위에 습한 기운까지 겹쳐 아이 피부 건강이 더욱 위협을 받고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땀띠, 습진, 물사마귀 같은 피부질환이 빈번하기 때문에 아이 피부 이상 신호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유행하는 수족구, 개인위생 철저히
‘수족구(手足口)병’은 손, 발, 입 안에 작은 물집이 잡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수두와 함께 4월부터 6월, 늦봄에서 초여름까지 유행한다. 면역체계가 약한 영유아, 미취학 아동에게 잘 나타나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 중 한 명만 감염되어도 빠르게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수두와 달리 한 번 앓았더라도 또 다시 감염될 수 있다.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자연적으로 회복되긴 하지만, 입 안, 목 안 물집 때문에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발열 증세도 있기 때문에 탈수와 고열에 주의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일 셔벗처럼 차갑고 단맛이 나는 부드러운 간식을 주면 그나마 통증이 덜해 삼킬 수 있다.
여인효 아이조아한의원(포항점) 원장은 “수족구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손 씻기, 양치질, 장난감 소독 등 개인위생과 주변 청결에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당분간 어린이집, 유치원뿐 아니라 놀이공원,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침, 콧물 등 분비물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팔소매로 입을 가린 채 기침하는 예절을 알려주라”며 “가급적 감염원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부모 시야에서 벗어난 어린 아이가 스스로 조심하기란 어렵다. 만약 우리 아이에게 미열이 있고 입 안과 손발에 물집이 보여 수족구가 의심된다면 1주일 정도 단체생활을 피하고 반드시 진료를 받으라”고 조언한다.
땀 혹은 물놀이 후 감염될 수 있는 물사마귀
수족구와 같이 전염성 있는 바이러스성 피부 질환으로 물사마귀를 빼놓을 수 없다. 물사마귀는 세균 번식이 빠르고 물과의 접촉이 잦은 7~9월 사이에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워질수록 자주 발생하며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가 친구와 놀다가 혹은 물놀이 후 신체 곳곳에 수포성 구진이 생길 수 있다. 여름철에는 땀을 흘린 뒤 혹은 수영장, 바다, 계곡 등 많은 사람들과 접촉한 후 옮을 수 있기 때문에 땀 흘린 뒤, 물놀이 전후 샤워하기 같은 개인위생을 잘 지키도록 한다. 자기 팔에 생긴 물사마귀를 만졌다가 다른 부위로 옮기기도 한다. 자가 전염도 잘 일어나므로 물사마귀가 하나둘 보일 때 피부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한방에서는 약간 살집이 있고 피부가 습한 비습(肥濕) 체질 아이에게 물사마귀가 잘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비습 체질인 경우 평소 땀을 잘 배출하고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불필요한 습(濕)과 속열을 발산시키고 면역력 보강에 도움 되는 탕약과 뜸 요법, 물사마귀 부위에 직접 시술하는 침 요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 몸속의 습(濕)을 없애주는 율무차를 마시면 좋다”는 것이 여인효 원장의 이야기이다.
땀띠, 땀 흘린 후 피부 청결 유지가 중요
땀띠는 무더운 여름철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피부 질환으로, 작은 발진, 가려움증, 따가움 등의 증상을 보인다. 기온이 올라가고 활동량이 늘어나면 자연히 땀이 나게 되고 땀띠도 흔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여인효 원장은 “아이는 어른보다 기초 체온이 높고 피부 땀샘의 밀도도 높아 땀의 양이 많다. 땀이 많이 나고 또 흘린 땀을 바로 닦지 않을 때 땀구멍이 막히면서 땀띠가 생길 수 있다”며 “자칫 흘린 땀을 그대로 방치하는 등 돌보기가 소홀할 경우 초여름부터 땀띠, 기저귀발진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특히 피부가 접히는 팔다리, 목, 배와 등에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한다.
땀띠는 피부 청결과 보습으로도 충분히 케어가 가능하다. 미지근한 물로 자주 씻기면서 보습제를 얇게 펴바른다. 또 땀을 덜 흘리게 해 보송보송한 피부 상태를 유지해준다. 땀띠가 심해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심하면 황금, 고삼, 황백, 치자, 박하 등이 함유된 한방 미스트나 한방 입욕제로 피부를 진정시키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