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시진핑 일대일로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서북부 중추도시 란저우

■란저우투자무역박람회에 40여개국 방문 큰 관심

■미중 무역 전쟁 속 란저우시 수입다변화 핵심 교역지로 부상하며 고속 성장 예고

■투자무역박람회 기간 중 한중 우호주간 행사도 성황

중국 간쑤성의 성도인 란저우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경제발전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5일 란저우시 도심 중심 간쑤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24회 란저우투자무역박람회에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방문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경제무역 협력 심화, 녹색 실크로드 공동 건설’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란저우 박람회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41개국 기업인들과 30여명의 각국 주요 부처 관료, 대사들이 참석했다. 30여개국이 참석했던 지난해보다 규모가 한층 커진 올해 행사에는 4만여명에 가까운 기업인과 관계자들이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란저우 투자무역박람회에서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관련된 국가와의 교류가 크게 늘었다. 네팔과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물론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이란 등 중동 국가와 프랑스 등 유럽 국가가 박람회에 부스를 설치하며 신실크로드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란저우시에 대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다.

란저우시에서 열린 24회 투자무역박람회 전시장 입구 모습/란저우=홍병문특파원란저우시에서 열린 24회 투자무역박람회 전시장 입구 모습/란저우=홍병문특파원




란저우시에서 열린 24회 투자무역박람회 전시장 내 란저우국제육항 부스 모습/란저우=홍병문특파원란저우시에서 열린 24회 투자무역박람회 전시장 내 란저우국제육항 부스 모습/란저우=홍병문특파원


황허강이 서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르는 란저우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을 잇는 육상벨트의 핵심 도시다. 서남쪽으로는 중동과 지중해, 남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인도양, 서북쪽으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물류망 건설에서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일대일로 사업은 물론 낙후한 중국 북서부 도시를 신경제 중심지로 개발시키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가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국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해 시안~란저우~우루무치를 잇는 2,300km의 고속철 노선을 지난해 완공시켰다. 산시성 시안과 바오지를 잇는 동부 노선이 2013년 12월에 완공된 것을 시작으로 우루무치에서 간쑤성 란저우를 잇는 1,176㎞의 서부 노선이 2014년 하반기에 개통됐고 마지막으로 지난해 7월 바오지~란저우를 잇는 최대 험로 노선이 완성됐다. 란저우~바오지선이 개통되면서 시안과 중국 서북부 우루무치에 이르는 총 2,300㎞의 고속철도가 마무리돼 란저우시는 서북 신실크로드 철로길의 화룡점정을 찍는 핵심 도시로 우뚝 섰다.


바오지와 란저우 구간은 401km로 신형 고속철이 시속 250km로 달려 기존 6시간 소요시간을 2시간 내로 주파한다. 시안과 우루무치 간 운행시간도 종전의 절반인 14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우루무치에서 란저우를 거쳐 베이징까지 18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게 연결한 고속철의 개통은 실크로드의 중심지에 있는 란저우가 시 주석의 일대일로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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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저우 서북 지역에는 실크로드 신무역의 핵심 물류 기지인 란저우국제육항(陸港)이 지난해 완공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고 올해 말에는 인근에 란저우국제보세물류창구도 완공될 예정이다. 왕웨이원 란저우 시장은 “란저우시의 개발은 일대일로 서북부 교역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대일로 전략 추진과 함께 란저우는 중국 신실크로도의 핵심 도시이자 중국 경제 발전의 미래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말 준공을 앞둔 란저우 북서부 란저우육항물류센터. /란저우=홍병문특파원올해 말 준공을 앞둔 란저우 북서부 란저우육항물류센터. /란저우=홍병문특파원


란저우는 미중 무역전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수출입 다변화 전진기지로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폭탄 관세 부과의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 미국 대신 유럽·중앙 아시아에서의 곡물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서북방 중심지인 란저우가 중요한 교역지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간쑤 성은 란저우시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 국가로 연결되는 곡물 회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간쑤 성의 성도인 란저우시의 경제개발구역에 세관을 설치하고, 5곳의 물류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란저우를 비롯해 간쑤 성의 곡물 수입 기업들은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등에서 곡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곡물 무역 박람회와 무역 포럼 등도 개최하기로 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일대일로 중심 허브로 떠오른 란저우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진출 움직임과 관심도 크다. 5일부터 9일까지 열린 란저우 투자무역박람회에 맞춰 주중한국대사관은 4일부터 6일까지 간쑤성 정부와 함께 란저우시에서 ‘한-중 우호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란저우 투자무역박람회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열린 세계 문화 예술 공연. 한국은 투자무역박람회 기간 한중 우호주간 행사를 개최했고 한국 전통 문화 공연 등을 선보였다./란저우=홍병문특파원란저우 투자무역박람회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열린 세계 문화 예술 공연. 한국은 투자무역박람회 기간 한중 우호주간 행사를 개최했고 한국 전통 문화 공연 등을 선보였다./란저우=홍병문특파원


란저우 투자무역박람회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열린 문화공연. 한국은 투자무역박람회 기간 한중 우호주간 행사를 개최했고 한국 전통 문화 공연 등을 선보였다. /란저우=홍병문특파원란저우 투자무역박람회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열린 문화공연. 한국은 투자무역박람회 기간 한중 우호주간 행사를 개최했고 한국 전통 문화 공연 등을 선보였다. /란저우=홍병문특파원


박람회 기간 중 한중 기업인이 모여 한중 경제협력 포럼을 열었고 보건 의료 일대일로 분야에 대한 경제 분과 회의도 개최했다. 코트라와 한국관광공사는 박람회장에 한국관을 설치해 한국 상품과 관광, 농수산식품 홍보에 나섰다.

주중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간쑤성과 우호주간 행사와 란저우 투자무역 박람회를 통해 한국 기업의 중국 서부 내수시장 진출과 한중 기업인들의 교류 협력의 장이 넓어졌다”면서 “간쑤성과 란저우시는 중국과 유럽을 잇는 중요 지역으로 한국의 신북방남방 정책과 연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란저우=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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