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3월 기무사령관으로부터 처음 보고를 받은 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청와대에 기무사 문건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기무사의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 관련한 입장’을 통해 해당 기무 문건을 보고 받은 후 4개월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해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3월 16일 기무사령관으로부터 본 문건을 보고다”며 “문건에 대한 법적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정무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정무적 고려 요인에 대해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분위기를 유지하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우호적인 상황 조성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건 공개시 쟁점화될 가능성을 감안하여 문건을 비공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30일 기무사 개혁방안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들과 논의를 가졌다”면서 “당시 (송)장관과 (청와대)참모진들은 기무사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동감했으며 개혁방향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논의 과정에서 과거 정부시절 기무사의 정치 개입 사례 중 하나로 촛불집회 관련 계엄을 검토한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그러나 국방부의 비공개 방침에 따라 청와대에 당해 문건을 전달하지 않아 이 문건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청와대 참모진과 이 문건을 논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으로 기무사 개혁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고, 난상 토론을 하다보니 그 문건에 대해 질문이 나온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송 장관은 안보실장에게 (기무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적시한) 보고서를 참고로 보라고 보고한 후 민정수석과 참모진이 있는 자리로 이동해서 기무사 개혁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아울러 “이날 논의를 기반으로 장관은 외부 민간 전문가들이 포함되는 기무사 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기무사개혁방안을 마련키로 했다”며 “기무사개혁위원회는 개혁안을 작성 중이며 이를 장관에게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기무사개혁은 대통령님의 특별지시에 따라 과거 불법적으로 정치개입을 했던 인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통해 기무사의 정치개입을 완전히 차단하고 기무사 본연의 임무인 방첩·보안 사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을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지방선거 종료 후 문건에 대한 군 검찰 수사가 신속하게 전개되지 못한 점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님의 특별지시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군기무사령부 특별수사단이 이날 수사활동에 공식 착수했다. 특별수사단은 기무사가 작년 3월 촛불집회 당시 작성한 위수령 및 계엄령 문건과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을 파헤쳐 관련자 처벌에 나선다. 특별수사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수사단으로 꾸려졌다.
특별수사단은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의 중심에 선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과 작년 3월 최초 보고를 받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선 촛불 탄핵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할 수도 있다.
특별수사단은 군 내부인사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수사하고, 현재 민간인 신분의 조사대상은 검찰과 공조 수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기무사 문건을 보고받고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조사할지도 주목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