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걸프만 연안 6개 산유국인 GCC 국가들의 국채를 선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달 들어 국채가격이 9% 급등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오만·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으로 구성된 GCC 국가들의 채권 규모는 신흥시장 전체의 15%지만 투자자에게 발행되는 신규 채권 물량은 10%에 그쳐 투자자들 간에 매수경쟁이 치열하다고 WSJ는 전했다.
GCC 국가들은 과거 고유가에 힘입어 국채발행 없이도 풍부한 자금력을 가졌지만 지난 2~3년 사이 유가가 떨어지면서 재정확대를 위해 국채발행을 대폭 늘렸다. GCC 국가들이 발행한 총 채권 규모는 약 1,950억달러에 달한다.
GCC 국가들의 국채가격 급등은 JP모건이 조만간 GCC 국가들을 신흥국지수에 편입할 예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JP모건은 GCC 6개국을 올여름 안에 신흥국지수에 진입시킬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먼트사의 모히디딘 크론포드 중동채권 전문 펀드매니저는 “GCC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신흥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신흥국지수 편입 배경으로 볼 수 있다”며 “GCC 국가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들 국가는 신흥국 경제의 12%, 전 세계 경제의 2.1%를 차지할 만큼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다.
GCC 국가들의 국채 수요가 늘면서 이자율이 떨어지자 사우디 등 일부 국가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채발행 물량도 늘리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사우디의 차입 비용은 지난해 말 대비 9%나 감소했다.
퍼시픽 투자관리의 루크 스파직 이머징마켓본부 총괄은 “신흥시장에서 GCC 국가들의 경제적 위상이 매우 높아 안정적인 국채수익이 보장된다”며 “JP모건의 신흥국지수 편입 이후 매수 경쟁이 더 치열해져 채권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