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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과거를 이기는 실적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크레디트스위스 홀트(HOLT)가 보유한 지난 100년 동안의 전 세계 주식시장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흥미로운 점이 있다. 모든 회사의 영업수익성(CFROI)과 성장성은 결국 업계 평균치인 6%와 2.5%에 수렴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영업 수익성이 높은 회사라도 통계적으로 매해 10% 정도씩 수익성이 떨어진다. 반면 스타 회사는 아닐지라도 영업 경쟁력을 잘 유지하는 회사들은 수익성이 매해 5% 정도만이 감소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거의 모든 회사는 이러한 역사적 통계치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과거의 성과를 뛰어넘는 영업실적을 낼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회사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말한다.

크레디트스위스 홀트가 미국의 시가총액 2,500억달러 이상 회사의 지난 30년간 실적을 추적해본 결과에 따르면 소비재나 음식료 업종 회사의 올해 상대적 영업실적이 지난해와 같을 확률은 90%를 넘는다. 심지어 제약주나 자본재의 경우도 지난해와 올해의 성과가 같을 확률이 80%가 넘는다. 영업 경쟁력 지속이 가장 낮은 업종은 금융·반도체·소재 분야인데 이 업종의 경우 확률은 60~70% 정도까지 내려간다.


다시 말해 평균적으로 회사의 수익성은 매해 10%씩 감소되는 경향이 있고 지난해의 영업 결과를 뛰어넘기란 확률적으로 무척 낮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한 회사의 주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향후 1~2년 동안 벼락스타 같은 회사로 변신할 가능성보다 지속해서 경쟁력 있는 영업을 유지하느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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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높은 성장률로 많은 자본이 들어가고 있지만 영업 수익률은 낮은 회사들이 영업 수익률과 성장률이 모두 높은 스타 기업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될 확률은 13%밖에 되지 않는다) 주식 상승률은 10%에 불과하다는 지난 30년의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는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역사적인 스타 기업이 되기를 소망하지만 이에 따른 기대 수익률은 10%×13%인 1.3%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낮은 회사의 경우는 오히려 조금만 회사의 상황이 좋아져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기에 성장성은 높지만 수익성이 낮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가장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이는 회사는 자신이 속한 업종에서 상대적인 경쟁 우위를 잃지 않고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조지 스티글러는 경제학에서 중요한 것은 한 기업이 어떤 산업에 속했든지 간에 경쟁하에서 어떻게 투자 수익률을 유지하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 법칙은 똑같이 통한다. 결국 회사의 벼락 성과보다는 회사가 어떻게 꾸준히 영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느냐가 투자자에게 꾸준한 투자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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