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정치적 불안이 더해지면서 통화가치가 폭락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환시장에서 파키스탄 루피화 가치가 전일 4.5% 이상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 대비 파키스탄 루피화 가치는 올해에만 20% 이상 떨어졌다.
FT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이 정치적 불안이 더해지면서 통화 가치가 폭락했다고 봤다.
FT는 “부패 혐의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실각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항소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루피화 가치 하락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부패혐의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물러난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 13일 런던에서 귀국하자마자 파키스탄 당국에 의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의회 최대 세력인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을 이끌고 있는 샤리프 전 총리의 체포와 함께 그가 항소 절차를 시작했다는 소식은 오는 25일 실시 되는 총선에 정치적 불안감을 더했다는 평가다.
대규모 재정적자와 바닥을 드러낸 외환보유고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정치적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급격한 자금 유출로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파키스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준인 5.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로 인해 파키스탄의 보유 외환은 지난해 5월 164억 달러에서 지난 5월 103억 달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파키스탄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IMF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파키스탄의 부채경제가 또 다른 IMF 구제금융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파키스탄은 2013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 67억 달러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