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장하준 "한국 경제 위태…선별적 산업정책 필요"

'나쁜 사마리아인들' 특별판 출간

"사회적 합의 도출,체질개선 속도를"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정말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틀을 바꾸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납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17일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의 대표 저작인 ‘나쁜 사마리아인들’ 특별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다. 이번 특별판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불온도서로 지정된 지 10주년을 맞아 출간됐다.

장 교수는 한국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1990년대의 금융 자유화를 지목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한국도 신자유주의와 개방의 희생자”라며 “한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추진한 금융 자유화가 잘못되는 바람에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원인을 금융 자유화가 아니라 국가 주도의 개발 모델에서 찾으면서 기업 투자가 급감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경제 성격도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부터 산업정책을 다 포기하고 외국 단기 투기 자본에 문을 열어 기업들이 투자하기 어렵게 됐다”며 “조선·자동차·전자 다 우리가 (경쟁국을) 밀어낸 것인데 지금은 중국에 따라잡히고 선진국은 추격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내) 경기를 논할 때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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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장 교수는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산업정책의 부활을 제안했다. 그는 “위너피킹은 과거 우리가 많이 했던 선별적 산업정책의 핵심”이라며 “주주자본주의에 따라 자기가 잘하는 것만 했다면 삼성은 여전히 청과물 회사로 남았겠지만 반도체를 만들어 7년간 적자를 봤는데 그게 바로 위너피킹”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투기 자본에 휘둘리지 말고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획기적인 복지 확대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장 교수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복지가 잘 안 돼 있기 때문”이라며 “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재벌 기업과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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