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이 30%가량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LG그룹이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리체계를 개선할지 주목된다.
17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발표한 LG그룹 지배구조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G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율은 16.4%로 나타났다. 이는 26대 그룹 평균인 12.9%에 비해 27.1% 높은 수준이다. LG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은 지난 2014년 14.1%에서 2015년 14.7%, 2016년 15.2% 등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LG그룹은 총 매출액 126조9,093억원 중 20조7,795억원을 내부거래로 벌어들였다. 보고서는 “LG그룹은 정보기술(IT)·생활가전·전장 사업 부문에서 수지 계열화를 이뤄 내부거래 비율이 타 기업집단 대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광고회사인 지투알(035000)과 반도체 부품사 실리콘웍스(108320)는 각각 LG그룹과의 내부거래 비율이 99.0%, 91.7%에 달했다.
해마다 내부거래가 늘고 있지만 LG그룹은 내부거래위원회가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심의를 일부 계열사의 경영위원회에 맡기고 있는데 관련 위원회조차 11개사 중 4개사에만 설치돼 있다. 지속적인 내부거래 규모 증가에 대해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LG그룹은 5월 기준 지주회사인 LG를 정점으로 총 70곳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2003년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그룹은 내부지분율이 35%로 안정적이고 다른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점으로 지적된 순환출자도 없다. 소유구조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구광모 회장의 4세 경영시대가 막을 올리면서 앞으로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 회장의 현재 지분이 6.24%로 적은 편이고 지분상속(11.28%)에 따른 상속세(약 9,300억원) 마련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