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대통령에 취임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이 대통령 월급을 60%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고위직 관료의 임금을 깎아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구체화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전날 멕시코시티 대선본부에서 차기 각료 내정자들과 만나 대통령 및 고위공무원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정부 예산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기를 원한다”며 “나는 월 10만8,000페소(약 644만5,000원)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년 대통령 임기 동안 대통령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 공무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 대통령과 비교해 월급을 60% 삭감하겠다는 뜻이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월 27만페소를 받고 있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월급을 더 깎고 싶다”면서도 학계나 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인재들의 등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추가 감봉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번 발표는 공공 부문의 지출을 줄여 얻은 재원을 사회복지와 개발 프로그램에 투입하겠다는 자신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이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의원과 고위관료들에게 제공되는 연금과 각종 특전을 줄여 연간 5,000억페소를 절감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공직자의 부패를 심각한 범죄로 간주하고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공약도 거듭 강조했다. 관료들의 부패를 막기 위해 관료와 정부 발주 공공계약 입찰자 간의 개인적 만남을 금지하고 모든 공무원에게 재산 공개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 국민의 혈세가 고위관료의 개인 운전사, 보안요원, 개인보험 등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통령 관저를 문화센터로 개방하고 전임 대통령에 대한 연금도 없애기로 했다.